초등학교 입학을 했는지 안했는지 가물 가물하다. 아마도 1학년때일것같다. 아니면 바로 앞전이거나.
집 앞 마당 밭에 깻잎을 많이 심었는데 가을이라 깻잎이 높이 자랐다. 집 앞을 왔다갔다 서성이다 저기 멀리서 앞집의 큰 누나가 걸어 왔다. 아마도 토요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누나가 멀리 보여서 부끄러운 마음에 깻잎 숲 사이로 숨어 들어갔다. 숨어서 누나가 지나 가길 바랬는데, 내 근처에 오더니 내 이름을 부르고 그기 왜 숨었냐고 물었다.
나는 모를 줄 알았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 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 깻잎 밭에 숨어서 깻잎을 몇개 따서 코에 가져다 갔는데 깻잎 특유의 향이 가득했다.
그때 맡았던 깻잎 향은, 내가 초등학교 2학년 처음 도시락을 사 가져 가서 점심때 먹으면서 떠올랐다.
요즘도 깻잎 반찬을 먹을때면 늘 그때의 생각이 떠오른다.
그날 저녁에 엄마가 나에게 왜 깻잎 밭에 숨었냐고 물었다. 아마도 그 누나가 말했겠지...?
'초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접영하는 순서를 머리속으로 정리 (0) | 2023.12.12 |
---|---|
덕포 부락은 가장 아름다운 곳이였다 (0) | 2022.03.14 |
내가 처음 싸가져 간 도시락 반찬은. (0) | 2022.02.11 |
탁구 선수 잠시 했던 이야기 (0) | 2022.02.11 |
초등학교 실과 시간에 만든 샌드위치가 기억난다. (0) | 2022.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