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서울역, 아들과 아버지 - 그리고 나의 회상

andrewjune 2025. 2. 3. 10:38

부산 가는길에, 서울역에서 아들과 아버지를 보았다
아들은 아버지 조심히 내려 가시라고 기차타러가기전에 인사를 하였다.
아버지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내려가셨다. 걸어 가시는 뒷 모습이
영락 없이 몇년전 돌아가신 아버지 처럼 힘 없이 걷고 계셨다.

보통 부부가 같이 올라오는데, 혼자 오신 이유가 아마도 그것 때문인지 자세한 이유와 내막은 알 수 없다.
묻지도 않았으니 부자지간인지 아닌지 모르나 그렇게 인사하고 머리를 쓰다듬을 정도면 부자지간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다.

내가 가는 고향은 기차편과 같은 열차를 타셨다. 뛰어가서 그분에게 어디까지가시는지 묻고 싶었다.
그리고 잠시라도 아들과 헤어지고 고향가는 길에 말동무라도 같이 해드리고 싶었다.
차마 난 그러지 못했지만 물끄러미 다른 칸으로 가는 모습을 보고 나도 기차에 올랐다.

몇년전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서 서울 왔다가 부산내려갈때, 원래는 1주일 서울에 있을 예정이였지만
출근 후 집에 있는 아이들과 옥신각신 하고 나서 엄마는 예정에 없이 화요일날 바로 내려 가신다고 하셨다.
여러가지 핑계를 대었고 다 안된다고 하다가 꿈에 아버지나와서 빨리 집에 가라고 했다고하니 나도 더 이상
막지 못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꿈에 나오지도 않으셨다고 한다. 
어쨌던 그날 그렇게 엄마를 혼자 내려 보내기 싫어서 서울역까지 같이 갔다가 휴가를 쓰고 부산까지 따라 내려갔다. 

기차역 가는 택시가 아침에 잡히지 않아서 택시 핑계로 보내드리지 않을려고 하다가 마침 택시가 잡혀서 엄마를 서부역에
내려서 잘 걷지 못하는 엄마를 부축해서 겨우 기차를 탔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기차타고 내려가는 내내, 창 밖을 보고 계셨다.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 묻고 싶었지만 나도 찹찹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역에 내려서 엄마를 모시고 집에 가면 식사하기 어려우니 가까이 있는 돼지 국밥집에서 밥을 먹었다. 
엄마는 돼지국밥을 싫어한다는것을 얼핏 들은것 같았지만 여기서 식사를 하자고해서 또 어디 가기도 어렵고 해서 식사를 했다.
난 그런대로 먹었지만 엄마는 통 먹지 못했다. 

그때, 둘째형이 차를 가지고 왔었다. 기억에, 아직 은퇴전이라 출퇴근 차량을 나에게 주고 집까지 조심히 가라고 한 것 같았다.
그걸 타고 집에가서 엄마를 모셔다 놓고 산소에 갔다오고 저녁에 다시 퇴근하는 형님에게 차를 주고 나는 기차로 올라왔던 것 같다.

그 부자 지간의 옛날엔 아들이 서울이든 어디이든 대학을 갈때 그때의 아버지는 건강하셨을 테고 지금보다 더 굳건하게 걸으셨을 것 같다. 
지금은 힘 없이 흔들 거리면서 걸으셨지만.. 아들도 착하고 아버지도 이제 마음이 한결 가벼우신듯하니 두분이 모든 일이 잘 풀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