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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 추석/설날- 사라질 것인가? 살아 남을 것인가?

andrewjune 2022. 9. 13. 17:03

추석은 즐거웠다. 오래간만에 멀리 있는 친척도 오고 오래간만에 맛난 음식도 마음껏 먹고 절하고  가족과 함께 산에 가는 것이 즐거웠다.  문제는 즐거웠다이고 현재는 즐겁지 않다 이다.

 

그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나는 과감히 살아 있는 현재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즐거움이 아닌, 돌아가신 분들에게 해야 하는 의무감이 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두 번째는 기제사와, 차례의 구분을 모르는 양반 인척 하고 싶은 뼈대 있는 가문 인척 하고 싶은 과시와 추석과 설날의 본질적인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의 분위기 편승이라고 본다.  기제사와 추석의 차례를 동일시하다니.. 그렇다면 기제사를 생략해도 되지 않을까?   기제사는 지내는 시간이 늦은 밤이어야 한다.  추석은 낮에 한다. 기제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추석의 차례도 아닌 어떤 상황인가...

 

원래 추석은 가을 걷이가 잘되어서 기쁘고 즐거운 마음에 잔치를 하는 것이고 그 와중에 살아있는 사람도 고생했지만 이 좋은 결과의 한 축은 조상님의 은덕도 있으니, 이렇게 즐거운 날 그분들도 같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감사의 마음 바탕에서 이루어지는 행사 , 이벤트였지만  이게 보여주는 과시하는 형태로 변질되면서 준비해야 할 것, 까다로운 절차, 의무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면서 거부감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내가 제안하는 것은 즐거움을 크게 부각하고 조상님께 감사한 마음을 다르게 표현을 해보자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을 돌이켜 볼때, 추석 차례를 지냈지만 조상님의 이름과, 그분들이 생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몇 사람이 있을까? 그나마 생전에 같이 생활을 오래 한 사람도 스쳐가듯 잠시 생각이 지나갈 뿐이다. 

 

난 차례를 지낼 때마다 할머니 존함과, 할아버지 존함을 되뇌고 그분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나에게 어떤 일을 했는지를 기억한다.  그리고 몇 년 전에 떠나신 아버님을 생각할 때는,   생을 마감하기 한참 이전인 환갑잔치 때 자식들에게 한 1-2분의 간단한 당부를 늘 되뇐다.   나는 그러한 이야기들을 형제, 자매, 자식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고인이 되신 분들의 노고와 좋은 말 , 경험 등을 나눠 가지는 것이 추석 , 설날 차례의 가장 기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추석은 즐거워야 한다.  즐거우니 모이고 모이니 이런 저런 대화를 할 것이다.  즉 살아 있는 사람들이 즐겁게 모이고 웃고 편하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되어야 한다. 차례상을 차리는 집도 있을 것이고 차례상을 간소하게 차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안 차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옆집에 누가 수박을 올렸네 이 집에는 있네 없네를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가족끼리 모여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즐거운 그간의 대화를 나누면서, 이 자리에 함께 있었다면 좋을 분들을 생각하며 그분들의 이야기와 기억을 함께 대화하는 시간은 즐거움과 교훈을 남기고 또 바른 마음가짐도 가질 것이다. 

 

현재의 추석을 돌아보면 이러한 모습으로 보내는 집이 전국에 얼마나 될까? 

추석이 즐겁지 않다면 결국 살아 남지 못할것이고 살아 남지 못하면 안타까울 뿐이다. 

개량 한복은 오래전부터 변해서 적용되고 있는데 우리의 추석 문화도 계량화 되어야 할 것이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살아 남기 위해서 근본의 기준은 변하지 않더라도 방법과 표현은 변경이 되어야 할 것이다.

추석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추석이 오랫동안 남기를 바란다.